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한국어에는 익숙한 말만큼이나 낯선 표현도 많습니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ETC_ZINE은 평소 자주 접하지 못했던 우리말을 모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말들은 단순히 발음이 예쁘거나 뜻이 특별한 단어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감정과 장면을 조금 더 섬세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요.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 순간에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말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됩니다.
평범한 일상에 이름을 붙이는 말들
‘자몽하다’는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를 뜻하는 형용사로, 흔히 과일을 연상시키는 이름과 달리 나른하고 몽롱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반면 ‘별뉘’는 작은 틈을 통해 잠시 비치는 햇볕을 뜻하며, 창문이나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처럼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면서도 특별히 이름을 붙여 생각하지 않았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옵다’ 역시 인상적인 표현으로, 생김새나 행동이 사랑을 느낄 정도로 귀엽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귀여운 동물이나 사랑스러운 사람을 바라보는 감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처럼 짧은 단어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하나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익숙한 풍경에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더해줍니다.
관계와 마음을 표현하는 우리말
우리말의 매력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는 단어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유난히 귀엽게 여겨 사랑하는 마음을 뜻하는 ‘굄’, 형제나 자매 사이의 우애를 가리키는 ‘띠앗’, 서로 허물없이 지내는 관계를 표현하는 ‘너나들이’는 모두 친밀함과 애정을 담고 있지만 각기 다른 상황에서 사용되는 말인데요.
여럿이 나직한 목소리로 정답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도란도란’ 역시 그 소리만으로도 다정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며, ‘다소니’라는 표현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널리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어들을 살펴보면 누군가를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조차 하나의 표현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귀엽고 엉뚱해서 더 기억에 남는 표현
모든 우리말이 서정적이거나 아름다운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옴포동이’는 살이 올라 보드랍고 통통한 아이를 뜻하며, ‘구쁘다’는 배 속이 허전해 자꾸 먹고 싶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이름만 들었을 때와 실제 뜻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넉넉하고 모자람이 없다는 의미의 ‘푼푼하다’, 경솔하고 방정맞게 까불거나 지껄이는 모습을 나타내는 ‘시룽시룽’, 잘못되거나 신기한 일을 보고 내는 소리인 ‘얄라차’까지 더하면 우리말이 지닌 표현의 폭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단어들은 귀여운 동물 사진이나 익숙한 방송 속 장면과 결합했을 때 의미가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되면서, 사전에서 글자로만 접했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한글날,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다시 바라보다
한글날은 한글의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지만, 우리가 그 문자로 기록하고 전해 온 다양한 말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도 있고 여전히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단어도 있지만, 각각의 말에는 사람들의 감정과 생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한글날에는 평소 몰랐던 우리말 하나를 기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익숙했던 일상도 그 단어를 알기 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