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77.51달러까지 올랐던 나이키 주가는 지난 2일 33.87달러까지 내려왔습니다.
고점 대비 약 80.9% 하락한 수준입니다.

이번 FY2027 1분기 매출 역시 112억1,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며 나이키의 부진은 계속됐습니다.
한때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었던 나이키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나이키의 긴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시장 중 하나가 중국입니다. 최근 중화권 매출은 11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고, 중국 시장에서 이어지던 나이키의 하락세는 더욱 깊어졌는데요.
그런데 최근 마니아들이 주목한 건 중국 매출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조던 브랜드의 레트로 제품을 두고 나온 나이키 CEO 엘리엇 힐의 발언이었습니다.
힐은 최근 조던의 상징적인 레트로 제품을 지나치게 많이 공급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고 진단했는데요.
이에 따라 앞으로 일부 조던 레트로 제품의 물량과 출시 빈도를 줄이겠다고 밝혔죠.

실제로 최근 조던은 다양한 레트로 제품을 다시 내놓았지만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FY2024 87억100만 달러였던 조던 브랜드 매출은 FY2025 72억7천만 달러, FY2026 70억3,400만 달러로 줄며 2년 사이 약 19.2% 감소했는데요.
그렇다면 조던의 매출 하락은 정말 잦은 출시와 많은 물량만의 문제였을까요?

물론 수요보다 많은 제품이 시장에 풀리면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조던 부진을 단순히 ‘제품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 가지 질문이 남는데요.
왜 시장은 예전처럼 그 물량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조던이 다시 봐야 할 것은 공급량보다 달라진 소비자의 취향일지도 모릅니다.

오랫동안 힙합과 스트리트 문화를 대표해온 조던 브랜드는 2010년대 중후반 거대한 문화적 흐름을 타고 성장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쇼미더머니>, 중국에서는 <The Rap of China>가 큰 인기를 끌었고, 스트리트웨어와 스니커즈 문화 역시 패션의 중심으로 올라섰는데요.
이 흐름 속에서 조던은 단순한 농구화를 넘어 당시의 문화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매출 역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강한 수요에 공급 차질과 제한된 발매 수량이 맞물리면서 조던의 희소성은 더욱 커졌고, 인기 제품은 발매와 동시에 품절되는 일이 반복됐는데요.
당시에는 기존 레트로 제품뿐 아니라 이름에 ‘Jordan 1’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목받는 제품까지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 나이키 주가 역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죠.

하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패션 트렌드가 변하면서 소비자가 찾는 스니커즈도 달라졌습니다.
몇 년 전에는 에어 조던처럼 볼륨이 크고 존재감이 강한 실루엣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나이키 Total 90이나 아디다스 도쿄처럼 보다 낮고 슬림한 형태의 신발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조던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신발을 고르는 기준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진 것에 가깝습니다.

나이키가 Jordan Retro의 출시량을 줄이는 것은 할인과 과잉 재고를 줄이고, 제품의 희소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량을 줄였다고 해서 소비자가 다시 그 제품을 원하게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요.
결국 조던의 다음 과제는 ‘얼마나 적게 만들 것인가’보다 ‘어떤 조던을 다시 갖고 싶게 만들 것인가’에 가까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