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1부는 11월 4일 윤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으며, 문제가 된 두 차례의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는데요.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형사처벌 자체뿐 아니라 국민의힘이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반환·보전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 약 397억 원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항소심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 2건 모두 유죄 인정
이번 재판의 쟁점은 대통령선거 후보자 시절 윤 전 대통령이 했던 두 발언의 의미와 사실관계였습니다.
먼저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실제 변호사 선임 계약을 주선한 적이 없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당시 발언이 변호사와 당사자의 접촉을 연결해 준 사실조차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봤으며, 과거 언론 인터뷰와 통화·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근거로 해당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나온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발언 역시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전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재판부는 2013년 김 여사의 소개로 전 씨를 알게 됐고 이후 여러 차례 함께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두 발언이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를 넘어 유권자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관계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이라고 봤으며 특히 발언의 의미를 일반 유권자의 관점에서 해석했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고 판단하며 원심의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397억 원 반환 의무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관건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한 범죄로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265조의2는 대통령선거에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의 당선이 무효가 되면 추천 정당이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반환·보전받은 금액은 선거비용 약 394억 원과 기탁금 3억 원을 합쳐 약 397억 원입니다.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국민의힘이 해당 금액의 반환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때 반환 의무는 항소심 선고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적 효력이 확정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반환 금액을 고지하게 되며, 통지를 받은 정당은 30일 이내에 이를 납부해야 하는데요.
기한 내 반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에 징수를 위탁해 국세 체납처분에 준하는 절차로 징수할 수 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건의 반환 의무가 최종 확정될 경우 대통령선거 비용 반환으로는 첫 사례이자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당 총재산과 즉시 동원 가능한 자금은 달라
반환액의 규모를 고려하면 국민의힘이 보유한 재산과 현금성 자산의 차이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경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28일 기준 국민의힘의 총재산은 약 1,384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현금과 예금은 약 190억 원에 그쳤습니다. 반환 예상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입니다.

총재산에는 부동산 등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이 포함되기 때문에 장부상 자산 규모만으로 반환 능력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반환 의무가 발생하더라도 어떤 자산을 활용하고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지는 별도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죠.
이는 선거법 위반 판결이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정당 재정과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른 형사재판과 구분해야 할 공직선거법 판결
윤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이외에도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공수처 체포 방해, 평양 무인기 침투,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등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공직선거법 사건은 별도의 형사절차로 진행되지만, 당선무효와 선거비용 반환이라는 법률상 효과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부당한 점이 많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고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법원이 두 발언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판단과 형량을 유지할지, 그리고 선거비용 반환 의무가 실제로 발생할지가 이번 사건의 남은 핵심 쟁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