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오세훈 시장 항소심 무죄, 1심과 갈린 증거 판단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1심 벌금 1,000만 원 뒤집혀…명태균 진술의 신빙성 배척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지난 7월 1심에서 내려졌던 유죄 판결이 약 3개월 만에 뒤집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10월 23일 오후 2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명령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오 시장과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으며, 이번 판결에서는 여론조사 비용의 실제 지급 여부보다 오 시장의 의뢰와 대납 요청을 인정할 증거가 충분한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2021년 보궐선거와 여론조사 3,300만 원

이번 사건은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와 그 비용의 지급 경위를 둘러싼 의혹에서 시작됐습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총 10차례의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당시 캠프 관계자였던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특검은 이 같은 비용 지급이 정치활동을 위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요청을 모두 부인하며 명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사건은 2024년 11월 시민단체의 고발과 검찰 수사를 거쳐 이듬해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로 이어졌으며,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김 씨는 2025년 12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유죄, 항소심은 무죄

지난 7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의 의뢰와 비용 대납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해당 조사 비용 2,100만 원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했으며, 여론조사 진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강 전 부시장과 비용을 지급한 김 씨에게도 각각 벌금 300만 원과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핵심을 뒷받침하는 명태균 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자료만으로도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대납 요청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는데요.

특검이 주장한 비용 지급 사실과 오 시장이 그 지급을 의뢰하거나 지시했다는 혐의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재판부의 증거 평가가 서로 다른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판결을 가른 명태균 진술의 신빙성

항소심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명태균 씨가 법정에서 한 진술을 어느 범위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직접 경험한 사실과 자신의 추측이나 과장을 구별하지 못했고, 기억에 따라 진술을 바꾸거나 일부 내용을 유리하게 해석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항소심 과정에서는 명 씨와 김한정 씨가 2021년 3월 나눈 통화 녹음파일 3건도 새롭게 증거로 채택됐는데, 해당 녹음에 포함된 “오세훈이는 몰라요”라는 발언을 두고 양측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오 시장 측은 이 발언을 자신의 여론조사 관여 여부를 부인하는 근거로 제시했지만, 특검 측은 당시 대화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며 일부 발언만으로 공소사실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항소심은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보강할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1심에서 인정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무죄 선고 이후, 특검은 상고 방침

이번 판결에 따라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오 시장은 일단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 수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 취임이 제한되고 현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항소심 결과는 오 시장의 공직 유지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단이었습니다.

다만 김건희 특검팀은 선고 직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명 씨 진술 외에도 캠프 관계자의 대화와 면담 기록 등 핵심 증거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될지는 향후 대법원의 판단에 달리게 됐으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작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ETC 매거진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