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와 투자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이 급락했습니다.
2026년 11월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2% 하락한 5,059.69포인트로 마감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35%, 10.44% 하락한 가운데 일본계 글로벌 투자은행 노무라(Nomura)는 11월 6일 공개된 ‘한국 증시 개혁, 다음 단계로(Korea’s Market Reform Moving to Next Phase)’ 보고서를 통해 기존 코스피 목표치 1만 포인트를 유지하면서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노무라는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 위험 요인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기업 이익 증가와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장기적인 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역시 각각 67만 원과 470만 원을 유지했는데요.
이는 단순히 반도체 업황의 회복을 예상하는 전망이 아닌 두 기업이 향후 벌어들일 이익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과 순자산 증가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 나아가 시장에서 적용하는 평가 배수의 확대까지 반영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코스피 1만 포인트, 예상 이익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결합
노무라는 2027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31%를 전제로 주가수익비율(PER) 7.1배를 적용해 코스피 목표치 1만 포인트를 유지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중요한 부분은 현재의 평가 수준과 목표 평가 수준 사이의 차이인데요.
노무라는 11월 5일 코스피 종가 5,383.80포인트를 기준으로 2027년 예상 PER이 약 3.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1.1배까지 하락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PER이 3.8배에서 7.1배로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지수는 산술적으로 약 87% 높아질 수 있는데 코스피 1만 포인트 전망은 이러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핵심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향후 3개월 목표치를 별도로 7,500~8,000포인트로 설정하고, 여기에 2027년 예상 PER 5.3~5.7배를 적용했는데요.
즉,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위험 요인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목표주가가 반복적으로 상향됐지만, 실제 수익률은 일정하지 않았다
노무라는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월 말 22만 원에서 6월 말 67만 원까지 상승했고,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125만 원에서 470만 원으로 높아졌죠.
그러나 각 보고서 발표 이후 실제 주가는 일관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는 5월 4일 목표주가 상향 이후 한 달간 51.18% 상승했지만, 6월 24일 목표주가가 67만 원으로 상향된 뒤에는 한 달간 26.73% 하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4월 23일 목표주가 상향 이후 한 달간 67.51% 상승한 반면, 6월 24일 470만 원을 제시한 뒤에는 한 달간 31.82%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 67만 원, 메모리 사업의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평가
노무라가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출발점은 메모리 사업의 높은 수익성입니다.
삼성전자의 2026년 3분기 연결 매출은 195조 3,000억 원, 영업이익은 107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부문이 매출 147조 1,000억 원과 영업이익 106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서프라이즈를 내기도 했죠.
DS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약 72.4%다. 전 분기의 약 70.0%보다 2.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3분기 메모리 매출은 약 140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5% 늘었으며, HBM4 매출도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높은 AI 서버 수요로 DRAM과 NAND의 판매가격이 상승하고, HBM4와 고부가 서버용 제품의 판매 비중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죠.
삼성전자 목표주가 67만 원의 산식
노무라는 삼성전자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자산(BVPS)을 163,513원으로 추정하고 여기에 목표 PBR 4.1배를 적용했습니다.
163,513원 × 4.1배 ≈ 67만 원

이때 BVPS는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을 주식 한 주에 배분한 금액이며, PBR은 시장이 그 순자산에 몇 배의 가치를 인정하는지를 나타내는데요.
같은 BVPS에 PBR 3배를 적용하면 이론적인 주가는 약 49만 원이지만, 4.1배를 적용하면 약 67만 원으로 상승합니다.
노무라는 10월 30일 보고서에서 ROE의 완만한 하락과 무위험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 PBR을 기존 4.3배에서 4.1배로 낮췄음에도 67만 원 목표주가를 유지한 것은 예상 순자산과 실적 전망이 높은 기업가치를 뒷받침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6년 90조~110조 원의 주주환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10월 29일 기준 집행·확정된 35조 원을 제외한 잔여 55조~75조 원에 대해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하고 있죠.

SK하이닉스 470만 원, 순이익 성장에 더해 자사주 소각을 반영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470만 원에도 메모리 업황 개선이 핵심 전제로 작용하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해 더욱 중요한 변수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발행주식 수 감소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3분기 매출 104조 6,155억 원, 영업이익 83조 3,338억 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32%, 38%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약 80%에 달하는데요.
노무라가 추정한 SK하이닉스의 연간 순이익은 2026년 약 268조 4,000억 원, 2027년 약 401조 3,000억 원, 2028년 약 486조 원입니다.

2026년 대비 2028년 순이익 증가율은 약 81.1%로, 향후에도 높은 메모리 가격과 판매량 증가가 이어진다는 전망에 기반합니다.
노무라의 분석이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이유는 순이익을 나누는 주식의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412조 원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계획이 아닌 노무라의 가정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2026년 주주환원 규모는 약 100조 원입니다.
여기에는 30조 원 이상의 현금배당과 60조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돼 있으며, 키옥시아 투자와 관련한 이익을 주주와 공유한다는 회사의 정책도 반영됐는데요.

노무라는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412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경우 발행주식 수의 약 34%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순이익이 같더라도 발행주식 수가 34% 감소하면 주당순이익은 산술적으로 약 51.5% 증가하게 돼죠.
노무라는 2028년까지의 순이익 성장과 자사주 소각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당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기 공급계약과 목표 PBR 4.8배
SK하이닉스는 10월 28일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고객사 14곳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를 넘는 물량에 대한 판매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무라는 향후 12개월 예상 BVPS 973,288원에 목표 PBR 4.8배를 적용해 약 467만 원의 적정가치를 산출했고, 이를 반올림해 목표주가 470만 원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BVPS를 적용하더라도 PBR이 3배라면 약 292만 원, 4배라면 약 389만 원으로 산출 가격이 달라지는데요.
결국 목표주가 470만 원은 이익 증가와 주주환원 확대뿐 아니라, 시장이 SK하이닉스의 미래 순자산에 상당히 높은 평가 배수를 적용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습니다.
낙관적인 실적 전망과 높은 목표주가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노무라가 제시한 기업가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두 가지입니다.
향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예상대로 증가하는지, 그리고 시장이 해당 이익과 자산에 높은 평가 배수를 적용할 것인지입니다.
첫 번째 변수는 실제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DRAM과 NAND 가격, HBM4 수요, 생산설비 증설과 공급계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두 번째 변수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뿐 아니라 금리, 주식시장 유동성,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받을 수 있죠.
노무라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일부 건설 프로젝트의 일정 지연이나 지역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계획의 전면적인 취소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반대로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장기화하고 고객사의 자금조달 문제가 확산된다면 메모리 수요와 가격 전망을 하향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률과 위험 요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