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개통 이후 50년 동안 서울의 남과 북을 이어온 잠수교가 자동차를 떠나보내고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26일 0시부터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전면 중단하고, 2027년 8월까지 한강을 걷고 바라보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보행전용교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차가 멈춘 자리에서 시작된 변화
잠수교는 1976년 차량 통행을 위한 교량으로 개통했지만, 1982년 바로 위에 반포대교가 들어서면서 한강의 수면과 가까운 독특한 2층 교량 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이후 2008년 왕복 4차로 가운데 2개 차로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 공간으로 바뀌었고, 2022년부터 시작된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자동차가 사라진 도로를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평소에는 자동차가 지나던 도로가 주말이면 공연장과 산책로, 야외 식당과 시장으로 변하면서 잠수교는 단순히 강을 건너는 다리를 넘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로 조금씩 모습을 바꿔왔는데요.

서울시가 공개한 새로운 조감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이어집니다.
반포대교 아래 넓게 펼쳐진 공간에는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그동안 정해진 날짜에만 열렸던 뚜벅뚜벅축제의 풍경을 일상적인 한강 문화공간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 담겨 있습니다.
한강을 건너는 대신, 한강에 머무는 곳
이번 사업의 또 다른 변화는 잠수교에 마련되는 22곳의 한강 조망 공간입니다.
대부분의 한강 교량이 강을 빠르게 건너기 위한 이동 경로라면, 수면과 가까운 잠수교는 강물의 흐름과 풍경을 바로 곁에서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다리 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강을 바라보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보행공간을 넓힐 계획입니다.

주황색 데크 위에 자유롭게 놓인 휴식용 좌석과 바로 옆으로 흐르는 한강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아도 이 공간을 찾을 이유가 될 듯합니다.
공연을 보거나 축제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경험뿐 아니라, 강물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까지 잠수교의 새로운 쓰임으로 제안하고 있는 것이죠.
발아래로 흐르는 한강을 만나는 방법
잠수교에는 조금 더 특별한 방식으로 한강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됩니다.
서울시는 선박이 지나는 항로 구간 2곳에 투명데크를 설치해 이용객들이 바닥 아래로 흐르는 강물과 한강을 오가는 선박을 직접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낮과 밤, 서로 다른 풍경
잠수교의 변화는 낮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반포대교 아래에 위치한 잠수교는 도심의 고층 건물과 한강, 달빛무지개분수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해가 지면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요.

반포대교 아래 보행공간과 한강의 야경을 표현한 조감도. 따뜻한 조명과 수면에 반사된 빛이 눈길을 끈다. © 서울시
공개된 야간 조감도에서는 다리 아래 조명이 한강 수면에 비치고,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이 여유롭게 걷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새로운 잠수교가 해 질 무렵부터 밤까지 즐길 수 있는 서울의 수변 명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잠수교로 향하는 길까지 바뀐다
서울시는 잠수교 자체의 보행환경뿐 아니라 북단 지하보차도의 차량 통행도 중단해 용산과 이태원 일대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보행 접근성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자동차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던 지하 구간의 차도를 보행공간으로 전환해 시민들이 보다 쾌적하게 한강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공사가 시작되는 10월 26일부터 잠수교의 차량 통행은 전면 중단되며, 기존에 잠수교를 지나던 시내버스 405번과 740번도 반포대교로 우회 운행하게 됩니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객은 공사 중에도 잠수교를 이용할 수 있지만, 2027년 5월부터 8월 사이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될 포장공사 기간에는 통행이 일시적으로 전면 제한될 예정입니다.
1976년 자동차가 달리는 길로 시작해 2008년 보행자에게 일부 공간을 내어주고, 이제는 차량 통행을 완전히 중단하기까지 잠수교는 50년에 걸쳐 조금씩 역할을 바꿔왔습니다.
2027년 여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잠수교는 더 이상 한강을 건너기 위해 선택하는 길에만 머물지 않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아가는 서울의 또 다른 목적지가 될 전망입니다.











